하프 정도는 뛰어야 하는 날이라 로운리맨님이 풀코스에 출전하게 되면 미리 연락을 달라고 했다. 대회 전 날인 10월 14일 밤 11시까지 기다려 봤지만 연락이 없었다. 대회 당일 아침이 되어서야 로운리맨님은 연락을 해 왔다.
신도림 가고 있습니다
30에서 40키로 정도 lsd하려고 합니다
오전 7시 1분이었다. 그 때 일어나 메고 뛸 배낭을 챙기는 등 전날 저녁 해야 할 일을 뒤늦게 하니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여의도 이벤트광장-안양천 합수부-도림천 합수부-신대방역-신도림역
이런 동선으로 달리기 계획을 짜는데 9시가 되어서야 여의도 이벤트광장을 출발할 수 있었다. 운동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주변 달림이들의 속도에는 신경쓰지 않고 내 페이스대로 달렸다. 중간에 이미 풀코스를 달린 성하형이 언제 오느냐고 전화해 왔지만 뵙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나서 꾸준하게 달리니 속도는 느려도 안양천을 만났고, 이내 도림천도 만날 수 있었다. 공원사랑마라톤대회 출발점에 가서 로운리맨님이 출발한 시간을 물었다. 7시 30분. 세 시간이 지나 있으니 로운리맨님이 서브4 페이스로 달리면 나도 충분히 운동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당초 공언한대로 30킬로미터 정도만 뛰어 버린다면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도림천 상류를 향해 다시 달리기 시작하면서 윤동형님, 희규형님을 만났고, 잠시 후 로운리맨님을 만났다. 이 한스 카스트로프님은 나를 보자마자 이제 그만 뛰겠다고 했다. 무슨 소리? 풀코스 꼭 완주하라고 힘주어 말한 뒤 로운리맨님이 달려온 방향으로 나아갔다. 로운리맨님이 더 뛰고 말고를 내가 결정할 수는 없겠지만 40킬로미터나 달린 상황에서 징검다리를 건너면서 레이스를 멈추어 버리지는 말기를 바랬다.
나는 신대방역쪽까지 나아간 후에야 반환했다. 과거 징검더리가 있던 지점이었다. 그리고 쭉 신도림역 방향으로 달렸다. 하프 거리를 채우면서 대회장 출발점으로 돌아오니 막 골인한 로운리맨님이 보였다. 풀코스를 3시간 56분대로 완주했다고 했다. 매우 반가운 소식이었다. 나도 목표로 한 하프 거리를 채울 수 있어 만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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