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화계사 명부전(2020/06/13)

HoonzK 2020. 6. 13. 18:52

그 분은 2016년 6월 13일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나이 먹어서도 오래도록 연락하며 지내자고 했던 분이 내게는 한마디도 남기지 않고 떠났다.
벌써 4년이나 되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있다.
이 분은 2016년 올림픽과 2018년 월드컵을 보지 못했다. 2020년 우리를 힘들게 하는 코로나19는 모르고 가셨다.
그 분은 그 나이 그대로인데 나는 살아남아 네 살을 더 먹어 그 분의 마지막 나이 때와 비슷해졌다.
 
세상을 떠난 사람은 어떻게 잊혀지는 것일까?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지워지면 완전히 잊혀지는 것이다.
망자를 추억하며 애도하는 방법으로 올해도 화계사 명부전 방문을 택했다.
가신 분의 이름과 지장보살을 소리없이 부르며 명부전 안에 있었다. 잠시.
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KF94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는 것.

코로나19 상황도 그렇고 매우 덥기도 한데 간밤엔 잠도 못 자서
올해는 그냥 거를까 하는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옷을 잘 챙겨 입고 산을 향하여 걸었다.

화계사 명부전에서 염불을 외며 명복을 빌고 있다고 그 분의 억울함이 씻어지는 것일까?
2016년 6월 13일 새벽.... 밧줄의 매듭을 묶으면서 그 분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부디 평안하세요.
환생하셨다면 지난 생에 겪었던 고통은 없으시기를......
 
 

화계사 명부전이 보인다
명부전 명판.... 지옥의 공간이라는 뜻이지.... 아마.
지난 해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손소독제가 있다는 것.
대웅전에는 제 행사가 있어서.... 출입을 삼가하라는....
명부전에 들어갔더니 지난 해와 다른 책이 있었다. 지장청?
지창청이라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았다.
이 가운데 오른쪽에서 두 번째 바구니에서 염주를 빌렸다.
몹시 더운 날씨라 이 선풍기를 이용했다.
망자가 들어오는 것처럼 대웅전 앞에 붙은 종이는 펄럭인다.

 

향불을 피웠다.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

 

방문한 날이 때 마침 천수경 교양과정이 시작하는 날이라 대적광전에는 신도들이 적지 않았다.
장애인 보행로가 생겼네....
이 라이터로 향불을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