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순간

1100고지를 향하여(2017/02/21)

HoonzK 2017. 2. 22. 22:07

 제주 중문단지에서 1139번 도로를 따라 제주 방향으로 달리면 1100고지 휴게소가 나온다. 1139번 도로는 1100고지를 지나기 때문에 1100도로라고도 불린다. 워낙 굴곡이 심해 운전 능력이 부족하면 피하는 게 나은 도로이다. 운전을 잘한다고 해도 잠깐 한눈을 팔면 큰 사고를 당할 수 있다. 과거에 사고난 차량을 여러 차례 보았다. 시간이 남아서 1100고지를 향하여 달렸다. 어느 정도 차가 내 몸에 익숙해져 어려움이 없었다. 다만 속도를 줄여 운전했다. 차선이 하나밖에 없는데 앞의 차가 속도를 너무 늦추면 뒤의 차들은 추월도 못하고 애만 태우게 된다. 다행히 내가 운전한 시간대에는 차들이 거의 따라오지 않았다. 차 한 대가 바짝 붙어 왔을 때에는 몇 백 미터 가지 않아 영실쪽으로 빠져 주었다.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도로가 아닐까 싶다.

 

나무가 길쪽을 덮으려는 것처럼 자란다.  1131번 도로(516도로)에는 나무가 하늘을 덮어 터널처럼 조성된 곳도 있다.

 

달리면서 늘 보기만 했던 도로를 촬영할 기회를 얻었다. 뒤따르는 차가 없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도로변에는 아직 녹지 않은 눈이 쌓여 있다. 렌트카 회사에서는 웬만하면 한라산 중턱을 가로지르는 도로를 피하라고 했다.

 

고산 식물군이 가로수처럼

 

 

이 길은 영실쪽이다.

 

표를 구입하라고 하기에 차를 돌렸다. 내가 한라산에 오를 일도 없으니 괜히 들어갈 필요는 없었다. 돈을 아껴서 고기국수나 사 먹는 게 낫지.

 

 

돌아가야지

 

차를 잠시 세우고 한라산 방향으로 사진을 찍었다.

 

다음에 여유있을 때 오기로 하고 간판만 찍었다. Yeonhsil이 아니라 Yeongsil이나 Youngsil이라고 적어야 하는 것 아닌가?

 

제주도에서나 볼 수 있는 나무들이다. 다음에 올 때는 나무를 미리 공부하고 와서 한 번만 보고도 무슨 나무인지 알아야겠다.

 

 

 

 

다시 1139 도로를 따라 나아간다.

 

 

 

차 한 대 없는 도로에서 자유를 만끽한다.

 

 

드디어 1100고지다.

 

차를 세우고......

 

 

한라산 정상이 보인다. 눈은 없어 보인다.

 

1100고지 휴게소 팔각정

 

평일인데도 차들이 많아 이 주차장에 차를 세울 수 없었다.

 

눈을 한쪽으로 치운 흔적이 이렇게 남았다.

 

길을 건너가기로 한다.

 

눈은 한번 오면 엄청나게 내리는 모양이다.

 

 

1100고지 습지 보호구역을 관람할 수 있도록 데크가 설치되어 있다. 675미터 정도 되는 거리라 금방 갔다올테니 한번 돌아보기로 했다.

 

습지

 

습지가 곳곳에 형성되어 식물의 성장을 돕는다.

 

돌과 어울린 풍광도 멋지다.

 

  돌과 흙과 물이 어우러진 한라산 중턱

 

현무암 지대를 지난다.

 

돌에 비친 내 그림자

 

 

 

쭈욱 이어지는 데크

 

눈이 아직 녹지 않았다.

 

1100고지 휴게소 팔각정이 제법 멀어졌다.

 

 

 이건 무슨 나무일까?

 

울타리를 타고 올라가 내가 돌려 놓았다. 아마 바람 때문에 돌아갔으리라.

이름도 생소한 윤노리나무.

 

 

 

 

 

여름에 오면 이 곳은 또다른 풍경이리라.

 

한바퀴를 돌았네.

 

 

 

 

 

출발했던 지점으로 돌아왔다.

 

 

고상돈로가 있다.

 

 

 

이 분이 에베레스트를 등정했던 것이 1977년 9월 15일. 그 소식을 듣고 좋아라 박수친 어린 시절의 기억이 있다.

 

 

차창에 비친 내 모습, 연속

 

 

 

 

이곳은 서귀포자연휴양림 주차장. (포스팅 예정)

 

 

 

1100고지를 향하여 출발하기 전에 중문관광단지 GS25에서 먹었던 도시락과 사발면.

 

중국 사람이 얼마나 많이 오는지 중국 간체자가 꼭 적혀 있는 편의점

 

전자레인지에도 마찬가지다.

 

3800원짜리 한상가득 도시락...... 처음이라 먹어보긴 했는데 반찬 종류는 많아도 내 기호에 맞지 않았다. (너는 이제 내 선택을 다시는 받지 않을거야.)

사발면은 먹지 않는 게 나았다. 너무 살찌는 느낌이었다. 그냥 삼각김밥 두 개 정도만 먹고 말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