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의 소설 <맨스필드 파크>를 2017년 1월 16일부터 27일까지 읽었다.
<오만과 편견>의 엘리자베스 베넷이나 <에마>의 에마 우드하우스 같은 인물에 익숙한 독자라면 <맨스필드 파크>의 패니 프라이스가 너무 수동적인 여주인공으로 느껴질 수 있겠다. 발랄하고 적극적인 여성은 어디로 가고 소심한 나머지 자기 주장도 잘 피력하지 않는 못하는 인물이 700쪽이 넘는 페이지를 채우고 있단 말인가? 하지만 책을 내려놓지 말고 끈기를 발휘해 보면 잔잔한 만족감이 밀려온다. 포츠머스의 가난한 집안 맏딸이 부유한 친척 집에 얹혀 살면서 눈치만 보다가 과연 그저 그런 삶만 살고 말지..... 그저 모호한 정체성으로 독자의 속을 답답하게 했던 인물이 어떤 존재로 우뚝 서는지 따라가 보는 재미가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무언가를 해내는 인물을 만날 수 있다.
안정과 가치의 안식처인 시골 맨스필드 파크와 향락과 기만의 도시 런던이 대비되는 가운데 내적인 가치를 지켜 나가며 끝내 승리자가 되는 패니의 삶을 따라가보는 즐거움이 있는 소설이다. 출간된 이후 가장 저평가되었던 소설이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가장 실험적이고 현대적이며 가장 복잡하고 심오한 작품이라는 평가와, 여주이공 패니가 겪는 운명의 역전과 그녀가 지키려고 하는 가치가 갖는 의미, 시대적 상황과 배경을 감한 도시와 농촌의 대립 문제, 세태 풍자, 바람직한 자녀 교육과 부모의 역할, 여권주의나 탈식민주의 등 여러 관점의 해석이 가능한 다층적 의미를 지닌 작품으로 평가받게 된 것이다. 덕분에 이후 이 작품은 텔레비전 시리즈(1983)로, 영화(1999)로, 라디오 드라마(2003)로, 연극(2012)으로, 그리고 실내악 오케스트라 작품(2011)으로 각색되고 공연되어 대중적으로도 큰 인기를 누리게 되었다. (류경희, '미운 오리 새끼의 눈부신 비상'. <맨스필드 파크> 시공사 2016. 10. 27 765-7)
알라딘 중고서점 수유점에서 읽었다.
스타벅스에서 카라멜 마키아토를 먹으면서도 읽고.....
페이지가 잘 넘어가는 소설이다. 현대 소설을 읽고 있는 것같은 착각에 자주 빠진다. 그게 제인 오스틴 소설의 생명력이겠지.......
'독서 애환(讀書哀歡)'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아름다운 마라톤 (0) | 2017.02.08 |
---|---|
도전! <전쟁과 평화> 읽기!! (0) | 2017.02.04 |
점찍어 둔 책, 모두 구입하는 건 아니다 (0) | 2017.01.25 |
도전! 제인 오스틴 소설 읽기!! (0) | 2017.01.23 |
영화 <에곤 쉴레>에서 소설 <에곤 실레>까지 (0) | 2017.0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