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순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 가다

HoonzK 2013. 4. 17. 13:36

이렇게 바뀌다니.

첼시 홈경기장인 스탬포드 브릿지에 앉아 있는 기분이었다.

파란색 의자로 뒤덮인 관중석과 펜스와 거의 떨어지지 않은 천연잔디.

 

과거 여기가 어떤 곳이었는지 보았던 나로서는 상전벽해의 광경에 한동안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렇게 바뀔 수 있구나.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이 화요일에도 열릴 때가 있다.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갔다. 당초 일찍 가서 차이나타운의 자장면 맛도 좀 보려고 했는데 그렇게까지는 안 되었다.

 

도원역에서 횡단보도 건너기 직전 부평구청 어린이축구단의 14번 이현호 선수도 보고, 경기장 들어가서는 안남초등학교 축구부원 세 명도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었다.

 

장귀진(안남 7), 조진형(안남 3), 전재민(안남 4)

 

내가 누구인지는 철저히 숨겼다.

 

-니네 축구부 같은데 한번 맞추어 볼까? 안남 맞지?

-7번 너는 작년에 6번이었지?

-앗! 저 볼보이하는 애는 인유 10번인데. 초등학생이네. 수원은 매탄중학생들이 볼보이 한다던데.

 

전후반 내내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다 보니 한 명이 물었다.

 

-초등학교 축구에 대해서 어떻게 그렇게 잘 아세요?

-저기 전남 이종호 선수 초등학교 때에도 봤거든. 순천중앙초 다닐 때에도 골도 잘 넣었어. 차범근 축구대상도 받았고. 니네랑 이번에 칠십리배 8강 했던 순천중앙초 말이야.

 

그리고는 말했다.

 

-5월이나 6월 중에 니네 경기 보러 한번 갈게. 인천유나이티드와 하는 6월 8일 가도 될 것같은데.

 

인천의 이천수는 잘 했다. 전남의 김병지도 잘했다.

골이 나지 않았다. 그래도 인상깊은 하루였다.

 

 

 

 

 

 

 

 

 

 

 

 

 

 

 

 

 

 

 

 

 

아래 그림 출처: 인천유나이티드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