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는 생활이다

2018 챌린지 레이스 대회장에 가다(2018/02/25)

HoonzK 2018. 2. 26. 22:46

2018년 2월 25일 지방에 있을 수도 있었다.

그 가능성 때문에 미처 대회 참가 신청을 하지 못했다.

요즘은 2박 3일이나 3박 4일같은 일정을 소화할 수 없는 게 내 사정이다.

당일치기라면 몰라도......

누군가는 내가 지방에 와 주기를 기다리고 있을텐데 올해는 거를 수밖에 없다.


2018년 2월 25일 현장접수할 수 있는 마라톤 대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언제나 현장접수가 가능한 공원사랑마라톤대회가 있었고, 현장접수를 받는 전마협의 청주무심천마라톤대회가 있었다.

6주 연속 풀코스를 달리기에는 버거우니 하프라도 신청해서 달리면 좋았겠지만......


지인들을 응원하면서 훈련하기로 했다. 2주 연속으로....

고구려마라톤대회로 가느냐, 챌린지 레이스 대회로 가느냐였다.

고구려마라톤대회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같아 챌린지 레이스 대회가 열리는 월드컵공원으로 갔다.

풀코스가 출발한 직후에 갔지만 아직 32킬로미터 종목이 출발하지 않아 출발하는 대열에 뒤섞여 希洙형님과 인사를 나누었다.

형님 너무 덥게 뛰시는 것 아니예요? 나중에 힘들 것같은데요. 조금 있다가 뵙겠습니다.

대열에서 빠져나와 스트레칭부터 했다.

바로 한강변으로 가지 않고 하늘공원부터 뛰어올라 이리갔다 저리갔다 했다.

봄에 날이 풀리면 이곳에 다시 와 두 시간 쯤 운동하고 남은 시간 동안 책이나 실컷 읽어야겠다 싶었다. (미세먼지가 없는 날을 잘 택해서)

하늘공원에서 내려와 노을공원을 돌아 한강변으로 갔다.

도대체 몇 킬로미터나 달렸을까? 10킬로미터는 안될테고, 대략 7에서 8킬로미터는 달렸으리라. 땀이 조금씩 나고 있었다.

몸은 무거웠다. 전날 많이 먹거나 늦게 먹으면 다음날 바로 티가 난다.

주로에 가서 배번을 보니 10킬로미터 주자, 하프 주자, 32킬로미터 주자, 풀코스 주자가 뒤섞여 있었다.

10킬로미터 주자들은 매우 느렸고, 하프 주자들은 매우 빨라보였다.

2차 반환 방향으로 달려가면서 먼저 갔을 希洙형님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런데 달리면서 보니 아무래도 32킬로미터 주자들의 속도가 매우 빨랐다. 형님이 이런 속도로 뛸 것같지는 않았다. 20킬로미터 거리 표지판을 보고 되돌아서 달렸다. 주자들이 출발한 지 1시간 30분밖에 되지 않았는데 형님이 벌써 20킬로미터 지점을 통과하지는 않았을 듯. 조금 가다 보니 주로를 이탈해서 내게로 달려오는 분이 있었다. 특전사님이었다. 내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시더니 V자를 날렸다. 3시간 20분대로 달리시는 분이 여유만만! 잠시 후 3시간 30분 페이스메이커 그룹이 보였다. 그 바로 뒤에 달물영희님이 있었다. 달리면서 V자를 날리셨다.


좀더 진행하니 希洙형님이 보였다. 19킬로미터를 넘게 달린 상태에서 땀을 꽤 흘리신 것같았다.

형님, 웃도리를 벗어서 제게 주세요. 제 가방에 넣을게요.

세시간 페메 따라가라고?

처음에는 망설이시더니 벗기로 결심하셨다. 형님은 달리면서 배번을 떼고 옷을 넘겨주셨다. 두꺼운 장갑까지.

내 가방은 돌연 무거워졌지만 상관없었다. 배낭에 짐 넣고 달리는 게 한두번도 아니고.... 땀 좀 빼면서 운동을 더 해야 하고.....


형님이 먼저 가시고 천천히 뒤따라갔다. 형님이 2차 반환하고 오시면 그때 반환하기로 했다.

希洙형님은 움직이는 반환점이 되었다. MTP, Moveable Turning Point.

달리는 도중 광희님도 만났다. 광희님은 무척 힘들어 보였다. 뛰다 걷다 하였다.

화장실에 들렀다가 다시 달리는 도중에 32킬로미터 3시간 페이스메이커가 오고, 몇 십 미터 뒤에 希洙형님이 오고 계셨다.

드디어 반환.

오늘은 32킬로미터이지만 지난 주 풀코스보다 훨씬 힘들다고 하였다.

음악을 함께 들으며 달렸다.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고 했다.

여자 컬링은 아쉽게 은메달 땄다던데요. 봅슬레이도 은메달 땄고요.

평창 올림픽 이야기하면서.... 형님 등을 밀어 드리기도 했다. 스피드 스케이팅 팀추월 경기를 보니까 이렇게 밀어주던데요.

3시간 이내에 못 달릴 것같은데.

그렇게 말하는 형님에게는 시간 계산을 정확히 해 주었다.

이제 3킬로미터 남았는데 6분 페이스로 달려도 서브3 충분하거든요. 일단 저 앞에 페이스메이커 따라잡은 뒤 함께 달리죠.

우리 주변에는 폭풍처럼 내달리는 주자들도 있었다. 풀코스 서브3 주자들이었다. 정말이지 발놀림이 남다른 존재들이었다.

풀코스 주자가 아니라면 한명씩 두명씩 제치고 있었다. 어느새 페메에 따라붙었다.

말도 걸었다. 3시간 페메는 한 분이신가요? 이 페이스면 풀코스에서 얼마로 달릴 수 있을까요?

페메도 3시간 이내로 들어가면 동아마라톤 풀코스에서 서브4가 가능하다고 알려주셨다.

형님, 오늘 서브3 하시면 동마 서브4 가능하답니다.


1킬로미터 남았을 때 만나는 이 대회 최대 난코스. 오르막 레인.

전력질주해서 올라간 뒤 형님 사진을 찍어드렸다.


마지막까지 이겨낸 希洙형님은 3시간 이내 기록으로 골인했다.

2:58:14.33


완주 메달은 짐이 된다고 챙기지 않는 분이 오늘은 받으셨다.

내 배낭에 들어 있는 형님의 옷과 장갑을 전해드리려고 용왕산마라톤클럽 부스의 입구를 열었더니 형님을 비롯한 클럽 회원들이 들어와서 요기를 하고 가라고 했다.

잠깐 앉아서 어묵을 얻어먹고 막걸리 반 잔만 마신 뒤 나왔다.


그나저나 내가 오늘 몇 킬로미터나 달렸을려나?

전력질주 구간이 별로 없어서 그런가 달린 느낌이 도무지 나지 않네.

모르긴 해도 20킬로미터 남짓 하프 정도는 달리지 않았을까 싶다. 화장실에 들른 시간을 빼고 9시 40분부터 12시 33분까지 계속 움직이고 있었으니 더 많이 달렸을까?


살짝 걱정되는 점 하나! 발바닥이 다 나은 줄 알았는데 좀 아프네.



월드컵경기장이다.



오늘 FC서울 팬 사인회가 있네.



2018 챌린지레이스. 지난 해 힘들었지만 후반에 악착같이 스피드를 올려 3시간 28분 09초로 골인했던 대회였다.


32킬로미터 주자들이 출발하고 있었다.



연예인들이 많이 왔다.


한영이 있었다. LPG로 활동하던 시절 마라톤 대회에 왔을 때 보고 다시 보니 13년만인가?


개그맨 오나미와 황현희가 사회를 보고 있었다. 오나미도 보고 운이 좋았다.



연예인들이 많이 오는 줄 알았으면 일찍 올 것을.....


10킬로미터 주자들이 출발했다.



하늘공원으로 가는 도중 내려다 보니 주자들이 열심히 달리고 있었다. 끝까지 완주하시길.....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을 돌고 와서 한강 진입 레인을 만난다.


아에초코(마지막에서 두번째), 아에젤, BCAA(이제 마지막)... 그리고 이런 저런 게 들어 있는 가방




대회 참가 신청을 하지도 않고 급수대를 이용할 수는 없으니 영양 보충은 내가 스스로 해야 한다.

대회 때에는 먹지도 않는 파워젤을 훈련할 때는 잘 챙겨왔다.


내가 달렸던 하늘공원이 보이네.


이렇게 보면 제법 넓어 보이는 하늘공원.


성산대교 방향으로 달리다가 20킬로미터 표지판을 보고 깨달았다. 되돌아가야 한다는 사실.



되돌아가다가 특전사님을 만났다. 주로을 이탈한 특전사님은 내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특전사님의 후배도 오셔서.....



풀코스 3시간 30분 페이스메이커 그룹이 오고 있었다. 출전했다면 이 그룹에 섞였을까?


용왕산 KI-SOO님도 있었는데 미처 아는 체 못했다. 이 대회가 99번째 풀코스라고 했다.


달물영희님. 요즘 엄청나시네. 3시간 30분 페이스메이커 바로 뒤쪽에.....



하프코스 페이스메이커 하시는 박연익님도 보이고.....



드디어 希洙형님을 만났다.



두꺼운 옷을 벗으시라고 했다. 장갑까지 받았다.


배낭에 잘 넣어 따라갔다.


32킬로미터에 출전한 광희님도 보이고.... 파란 자켓


조형물 구경도 하고....



서울함 전시관도 지나고....



24킬로미터 표지판이 보인다.


希洙형님을 다시 만났다.



왼손에 스마트폰 들고 음악을 들으면서.....

스마트폰도 무거우면 들어드리겠다고 했더니 괜찮다고 했다.



서울함을 다시 만나고....




마지막 1킬로미터....

봉사 나온 분이 물을 나누어 주시는데 나까지 주려고 하셨다.

저는 괜찮습니다. 뒤에 오시는 분 주세요.



가장 힘든 구간. 오르막 레인.

치고 올라오시는 장면을 담았다.

대부분 걸어서 오는데 형님은 달리고 있다.

3시간 페메도 달리고....





골인 지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



피니시 라인


골인 직전




옷을 전해 드리려다 간식까지 얻어먹었다.



4시간 동안 물품을 보관해 두었던 월드컵경기장역 물품보관함


몇 초 차이로 1400원을 결제했다. 1200원만 결제해도 될 뻔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