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이곳보다 아름다운 풀코스는 없을 것이다.
거의 밤을 새고 통영에 내려가 15번째 풀코스를 달렸다.
천천히 달렸는데도 불구하고 13킬로미터 지점에서 쥐가 났다. 245번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였지만 쥐가 난 것은 처음이었다.
워낙 오르막이 많은 대회라 그랬을까? 산악마라톤 뛰어도 쥐가 난 적은 없었는데.....
돈과 시간을 아낀다고 새벽잠 설치며
비좁은 셔틀버스 안에 갇혀 다리를 못 펴고 내려가는 바람에 쥐가 날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멀어져 가는 페이스메이커의 노랑 풍선을 바라보며 삶이 야속하기만 했다.
29킬로미터나 남은 거리를 쥐가 난 상태에서 달린다는 것은 무리였다.
하지만 머나먼 남해안까지 내려가 풀코스 달리기를 도중에 포기한다는 것은 견딜 수 없었다.
쥐가 난 부위를 두드리고 문지르고 당겼다 풀었다 하며 발버둥쳤다. 얼마나 지났을까?
조금 나아진 것 같았다. 조심스럽게 달렸다.
서서히 다리가 마비되면서 통증이 사그라들었다. 노랑풍선을 다시 따라잡았다. 가공할 오르막이 많았다.
21개쯤 넘었을까? 오르막이 나오면 대부분의 러너들이 걸었다.
36킬로미터쯤 지나니 더 이상 오르막이 없었다. 스피드를 올렸다.
노랑풍선보다 10분쯤 빨리 골인하였다. 골인 후 5분이 지나자마자 같은 자리에서 쥐가 재발하여 도저히 걸을 수 없었다.
동양의 나포리 통영은 경치로 볼 때 최상의 코스였지만 달리는 난이도로 볼 때는 최악의 코스였다.
아래 사진은 이번에 풀코스에 데뷔한 아식스 마라톤화이다. 내 생애 가장 비싼 마라톤화이다. 14만원.(춘천마라톤 할인티켓으로 12만원 6천원에 구입)
나의 풀코스 도전 역사
2006년-3회(동아마라톤, 조선일보춘천마라톤, 중앙서울마라톤) ※조중동 우리나라 3대 마라톤 모두 참여 완주. 춘마와 중마는 1주일 간격으로 달리어 기록 경신
2007년-1회(춘천마라톤)
2008년-3회(동아마라톤, MBC한강마라톤, 춘천마라톤) ※한강마라톤은 꼴찌들과 함께 달리며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다.
2009년-2회(인천대교 개통기념 마라톤, 춘천마라톤)
2010년-3회(동아마라톤, 춘천마라톤, 중앙서울마라톤) ※영영 못 깨뜨릴 줄 알았던 풀코스 기록을 2주 간격으로 연달아 경신. 우리나라 3대 마라톤 4년만에 모두 참여
2011년-3회(여주세종대왕마라톤, 춘천마라톤, 통영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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