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를 잡아야 해 D (2019/02/10~)
천정을 밟고 지나가는 소리, 열려 있는 하수구 덮개, 지하실에서 내는 소음......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여기저기 쥐가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웬만하면 그냥 넘어가고 싶었지만 지하실 방문 앞을 누비고 다니는 쥐를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유통기한이 지난 전분을 뿌려 보았다. 쥐의 발자국이 찍혔다.
바로 약을 놓았다.
쌀 형태의 분홍 알약은 이틀에 걸쳐 없어졌다.
전분도 먹을 수 있는 것이라 그런지 조금씩 양이 줄고 있었다.
쥐약을 먹고도 죽은 쥐를 볼 수 없어서 몹시 실망스러웠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약만 뿌리고 쥐의 시체를 못 본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이럴 바에야 찍찍이를 동원해야 하나 싶었다.
그러다가 약을 놓은 지 닷새 뒤 지하실에 들어갔다 나오다 죽은 쥐를 보았다.
들어갈 때는 못 보았는데 나올 때 보았다. 단 한 마리.
쥐 한 마리만 살고 있지는 않을텐데...... 어쨌든 한 마리라도 처리했다.
그 쥐를 처리하는 과정에 화단 쪽에서 쥐가 튀어 도망가는 모습을 보았다. 화단쪽이야 신경을 쓰지 않는다. 방 앞까지 오는 게 문제일 뿐.
천정의 쥐는 어떻게 해야 하나?
그냥 마당과 화단에만 살고 집 안까지 들어오지 않으면 좋겠는데....
주방 천정을 뚫고 나오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수돗가와 냉장고 사이에 전분을 뿌려 보았다.
쥐 발자국이 찍혔다.
쥐약을 놓았다.
뿌려둔 쥐약이 조금씩 없어지고 있었다.
약을 뿌린 지 하루가 지나자 약은 다 없어졌다.
죽은 쥐가 보이지 않아 약을 좀더 놓기로 했다.
약이 없어졌다.
쥐가 다 먹어치운 듯.
전분도 먹어치운 흔적이 있었다.
하수구 덮개가 열려 있기도 하는데 쥐가 덮개를 열고 다닌다.
닫아 놓았다.
또 열렸다.
지하실에 나오다 죽은 쥐를 발견했다. 들어갈 때는 보이지 않아 밟을 뻔 했다.
2월 15일이었다. 약을 먹어도 바로 죽는 게 아니었나 보다. 언제부터 이 곳에 있었을까?
쥐 사체 처리......
이 화단에서만 살면 내버려둘 용의도 있는데.....
이중 포장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