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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이 떨어진다

HoonzK 2017. 7. 17. 03:05

요즘 허다하게 마당을 때리는 소리를 듣는다. 감이 떨어지는 것이다. 아직 어린 감이 초록색 빛깔을 띤 채 바람에 떨어지고 폭우에 떨어지고 한다. 그 떨어지는 소리가 매우 커서 무섭기까지 하다. 벌써 못 자란 감이 100개가 넘게 떨어졌으니 올해 감 농사는 마음을 비워야 할 것같다. 3년 전에는 300개가 넘는 감을 수확하여 형제들을 비롯하여 지인들에게 나누어주고도 남아 감식초까지 담았는데 계속해서 감 수확량은 줄어들고 있다. 올해같은 추세라면 나무에 달린 감이 몇 개 남지 않겠다. 올가을 블로그 벗들에게 선물을 할 정도는 남아야 할텐데.....

 

 1998년 가을 수돗가에 있던 감나무가 너무 자라지 못해 장독대와 담벼락 사이에 옮겨 심었다. 그때만 해도 이 감나무가 집 지붕을 내려보며 군림하듯 자랄 줄 몰랐다.

 

 

 

마당에 감이 떨어진다.

 

 

 

 

 

장독대 뒤쪽에도 감이 떨어져 있다. (2017/07/11)

 

 

 

 

감과 감잎이 하수도를 막아서 마당에 물이 차오를 정도였다.

 

 

 

감나무 아래에 커보지도 못하고 떨어진 감을 모았다.

 

 

 

비가 많이 내린 다음날에는 대야에도 감이 빠져 있다.

 

 

 

떨어진 감은 자꾸 늘어난다.

 

 

 

집밖 담벼락 아래에도 감이 떨어져 있다.

 

 

 

 

 

 

 

한 군데 쓸어모았다.

 

 

 

 

이 여름을 지나면 감이 몇 개나 달려 있을지 궁금하다.

 

 

 

 

 

 

 

보도블럭 사이로 피어나는 잡초도 있고

 

 

 

 

 

봉지 하나를 가득 채우는데 너무 무거워 한쪽 끈이 끊어졌다.

 

 

 

 

 

익어보지도 못하고 떨어진 감으로 한 구석이 채워진다. (2017/07/13)

 

 

 

 

 

 

이에 대하여 생각나는대로 몇 자 적어 보았다.

 

 

난 네가 아직 어려서
여름 한철 다 보내고
찬 바람 불 때까지
살아 있을 줄 알았다.
몸의 빛깔을 바꾸지도
유연해지지도 못한 채
이렇게 서둘러 가버릴 준 몰랐다.

 

세상을 바꾸지도 못하면서
이렇게 오래 살아 남아
애도(哀悼) 남발을 위안 삼아

연명하는 놈도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