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구청장배 마라톤 대회장으로(2017/05/28)
마라톤 TV 측에 연락하여 가정의 달 마라톤에서 현장접수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하지만 토요일 밤에 생긴 일로 대회 참가를 접어 버렸다. 대회 참가를 포기하기가 무섭게 라면을 끓여먹고 과자도 먹었다. 그리고는 새벽 4시가 넘어 잤다.
집에서 10킬로미터 남짓 떨어진 이화교 체육공원에서 열리는 중랑구청장배 마라톤 대회장을 찾아가면서 운동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요란한 꿈을 꾸고 자다 도중에 몇 차례 깨었지만 아주 오래 누워 있을 수는 없었다. 대회 하프 출발이 9시 30분이니 2시간 주자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10킬로미터 반환 지점인 녹천교까지는 11시 전후해서 도착해야 했다. 집에서 5킬로미터 가량 떨어져 있는 녹천교까지는 횡단보도를 13군데나 지나야 하니 아무리 늦어도 10시 20분에는 집에서 나가야 했다. 서두른다고 해도 굼뜬 몸을 추스려 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녹천교에 도착한 것은 11시에서 5분을 넘긴 후였다. 2시간 이내 주자는 이미 지나갔고, 2시간 5분에서 10분 주자와 보조를 맞추어 중랑천을 따라 달렸다. 칠부 바지에 바람막이를 입고 배낭까지 메고 물통 들고 휴대폰으로 사진 찍으며 달렸지만 대회에 참가한 주자들보다는 빨랐다. 널널한 페이스로 5킬로미터를 달려온 내가, 그것도 횡단보도 때문에 수시로 멈추었다 뛰어온 내가 16킬로미터를 넘게 달려온 주자들보다 달리기가 수월한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지난 해에는 10킬로미터 종목에 참가하였지만 올해는 시간에 대한 부담이 없으니 사진을 찍어가면서 달렸다. 단체 참가한 CUCKOO, 덕수고 동문회, DOSSA Triathlon 팀들이 보였다. 날씨가 더웠다. 음성에서 풀코스 뛰고 계실 로운리맨님은 정말 힘들겠구나 싶었다. 오늘은 서브 340만 해도 지난 주 기록보다 나은 것이라 봐야 겠구나. 이화교 체육공원에 도착했는데 계시기에는 2시간 3분대를 가리키고 있었다. 땀도 별로 나지 않았다. 바로 떠났어야 했는데 성북, 강북, 동대문, 광진구 마라톤클럽 기웃거리고 묵밥 얻어먹고 하면서 땀을 식히고 있었다. 이래서야 운동 효과가 있겠는가? 오늘 풀코스 뛰려고 금요일과 토요일 운동을 하지 않았는데 낭패로군. 마라톤 용품 판매상과 만나 이 이야기, 저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계속 보내고 있었다. 시계를 구입하는 분에게 시계 작동법까지 설명을 하며 도우미 역할을 했다. 마치 직원인 듯. 덕분에 미즈노 양말까지 선물받았다.
마라톤대회가 파장 분위기에 들어섰을 때에야 이화교를 건너 중랑천을 따라 걸었다. 우이천을 만나서도 계속 걷다가 석관동 미리내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받은 다음에야 달리기 시작했다. 짐이 늘어나니 집에서 출발할 때보다 거동이 힘들었다. 우이천을 따라 한일병원 건너편까지 쭈욱 뛰다가 집이 가까워지자 걸었다. 양파를 샀다. 달린 거리는 15킬로미터는 넘었을테고 많이 잡아도 17킬로미터 정도를 달린 것으로 봐야겠다. 당초 풀코스를 달리기로 했던 것과 비교한다면 형편없이 짧은 거리였다. 땀은 제법 났지만 운동을 한 것같지도 않았다. 운동을 많이 해서 땀이 났다기 보다는 더워서 땀이 났다고 봐야 할 것이다. 가정의 달 마라톤에 참가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풀코스 1위는 3시간 31분대, 2위는 3시간 45분대, 3위는 3시간 49분대였는데..... 입상했을까? 지난 주 3시간 30분대로 달렸지만 지난 해 같은 대회에서 413을 했으니 장담할 수는 없겠지. 더운 날씨에 넋이 나가 지난 해 꼴이 나지 말라는 법이 없었다. 요즘 운동량이 너무 부족하다. 운동 좀 많이 하자. 아무리 마음이 잡히지 않아도. 제발.
녹천교 위에서 바라본 하프 주자들
2시간 이후의 페이스로 달리는 하프 주자들
5킬로미터가 남았다.
주자들을 따라가기 시작한다.
4킬로미터가 남았다.
들꽃 보는 재미가 있다. 지난 해에는 전혀 눈에 보이지 않았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경춘선 철교..... 다시 만나니 반가웠다.
급수대. 나는 아에드 물병을 들고 달리니 물이 필요없었다.
아식스 젤인피니 마라톤화 끈이 풀려서 다시 묶었다. 발 옆에 아에드......
아에드 말고도 아에젤도 갖고 뛸 것을......
꽃 구경도 하고.....
어느덧 1킬로미터밖에 남지 않았네. 집에서부터 9킬로미터 정도 달렸다고 보면 되겠다.
골인 아치를 통과하기 직전......
녹천교를 건너가는 것까지 계산하면 정확히 5킬로미터가 나온다.
지난 해에는 뜨거운 국밥이었는데 올해는 시원한 국밥이었다. 묵밥... 별미다.
만들기 간단할 것같다. 요리 한번 해 봐야지.
이화교
백반 위에 도토리묵 올리고....
김치, 파, 김 가루.... 시원한 국물을 부으면 시원한 묵밥 완성.
음식 제공하는 분이 이것을 찍으라고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마라톤 용품 판매점에 들러.....
내가 대회 때마다 입는, 같은 종류의 반바지가 걸려 있네. 2만 5천원이었는데 개성공단 폐쇄 이후 제작 단가가 올라 3만원이 되었다.
평소 메고 달리는 배낭과 같은 종류.
차고 달리기에 편한 마라톤 시계.
물품 구입하시는 분께 시계 작동법을 잘 알려드렸다. 이 분은 시계를 두 개 샀다. 나중에는 선글라스까지 구입했다.
중랑구 육상연합회 소속이신데 내게 입회를 권유하셨다.
판매를 도와드렸더니 단골 사장님이 미즈노 양말을 선물로 주셨다. 두 켤레개에 5천원 하는 제품인데......
묵밥 두 그릇째. 올해는 대회에 출전하지도 않고 얻어먹기가 미안하지만 지난 해에는 지인들 20명이나 참가시켰으니......
주최측은 동호회 천막을 설치했다.
대회가 끝나기 직전이다.
노래 공연이 있었다. 단 한 분만 경청하고 있다.
떠나는 길에 둔덕에서 한 컷.
장미를 따라가며......
장미 형태의 전등. 밤에 보면 색다르겠다.
이화교를 건넌다.
중랑천변을 따라 북상한다.
동대문구가 끝나고 성북구가 나온다.
건너편은 중랑구이다. 이화교쪽으로 우회할 필요없이 이 징검다리를 건넜으면 빨리 왔을텐데......
우이천 이정표 등장
우이천을 찾아서
미리내도서관에 들렀다.
책 세 권을 빌렸다.
강북마라톤 대회가 열리는 코스이다.
책을 넣은 봉투. 들고 달렸다.
우이천이 보인다.
이번에 거리 표지를 새로 했네. 킬로미터마다 표식이 있었다.
성북구가 끝나고 우리 동네 강북구로 들어선다.
3킬로미터 표지. 이제는 거리 파악하기가 쉽겠다.
꽃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자전거타고 가던 아이들이 검은 새가 무엇인지 궁금해 했다. 가마우지였다. 바다에 사는 가마우지를 중랑천에서 더러 보았지만 요즘에는 우이천에서도 본다.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매번 날아가 버렸는데 이번에는 운좋게 찍었다.
해오라기겠지. 물고기를 잡으려는 듯......
우이천을 덮을 기세로 자라는 식물
0킬로미터 지점까지 왔다. 6월 11일 열리는 강북마라톤 출발 지점이다.
건너편은 한일병원.
돌아오는 길에 양파를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