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는 생활이다

풀코스 마라톤 전에는 적게 먹어야 해

HoonzK 2017. 3. 16. 22:45

 2017년 3월 들어 씨푸드 부페, 숯불 소갈비살, 묵은지 감자탕, 샐러드 바, 한우해장국, 소 돼지고기 무한리필 회식 자리에 달려 들더니 동아마라톤을 몇 일 남겨두지 않은 3월 14일 생삼겹살을 먹고 3월 15일 대형마트에 들러 유부초밥, 삼각김밥을 사서 먹었다. 라볶이까지 만들어 먹었다. 몇 시간 전 이미 유부초밥 등으로 요기를 한 상태였다는 게 문제였다. 밤 11시가 다 되도록 먹어대는 바람에 배가 불러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몇 개는 남겼다가 다음날 먹어야 했으나 할인마트에서 추가 할인이 되기를 기다렸던 게 문제였다. 유통 기한 임박으로 가격이 내려가 절약했지만 절약한 만큼 빨리 먹어야 했다. 언제 이런 걸 또 먹어보겠나 나 자신을 달래가며 꾸역꾸역 다 먹었다. 그래도 김밥이나 닭강정까지 사는 무모한 짓은 하지 않았다며 나 자신을 칭찬했다.

 

 많이 먹었으니 식곤증? 그런 것은 없다. 배가 부르면 통 잠이 오질 않는다. 아마 잘 먹어서 체력이 비축된 결과 잠을 잘 필요가 없어진 것인지 모르겠다. 생전 처음 오리고기를 먹고 밤을 새서 책을 읽고 다음날 저녁이 되어서야 밥을 먹을 수 있었던 사례도 있는데 그게 다 에너지의 과도한 충전 덕분 아니었을까?

 

 새벽 1시가 넘어 PC방에 갔다가 새벽 3시가 다 되어 돌아왔다. SUPER ACTION 채널에서 <결혼전야>가 방영되고 있었다. 새벽 5시가 다 되도록 보았다. 결혼식을 앞두고 좌충우돌하는 네 커플의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시간가는 줄 몰랐다. 미남 셰프(옥택연)와 결혼하기로 했던 오소미(이연희)가 제주에서 만화가 한경수(주지훈)를 만나 인생의 반려자가 바뀌는 에피소드는 다시 봐도 또 보고 싶어지는 내용이었다.

 

 새벽 5시가 다 되어 잤지만 오래 잘 수는 없었다. 목요일 오전에 벌어둔 시간에 운동을 해야 했다. 원래 계획은 5킬로미터 전후로 달려서 훈련을 마칠 생각이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많이 먹은 만큼 운동량을 늘려야 했다. 그런데 발등이 너무 아팠다. 동아마라톤이 몇 일 남지 않았는데 이런 일이. 스프레이를 뿌린 후 테이핑했다. 그리고 발이 부었을 때 착용하는 뉴밸런스 러닝화를 신고 달렸다. 하지만 너무 헐렁해서 3킬로미터도 달리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다. 젤 카야노 22로 바꾸어 신었다. 이제 발등은 아프지 않았다. 우이천으로 갔다. 벌써 5킬로미터 가까이 달렸다. 중랑천을 만났다 돌아왔다. 10킬로미터 이상을 더 달린 것이다. 5킬로미터만 달리려고 했던 거리가 16킬로미터로 늘어났다. Neutral 아에드 500ml 한 병을 다 마셨다.  이틀 동안 한껏 찌웠던 살을 뺐는지는 잘 모르겠다. 운동량을 줄여야 하는 시점에 운동을 많이 했으니 아쉬운 부분이다.

 

 저녁 때에는 순대, 떡볶이, 김밥을 먹을 기회가 있었다. 오늘 저녁은 이것으로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밤 11시를 향하여 달려가는 이 순간, 갑자기 라볶이를 또 만들어 먹고 싶어진다. (2017년 3월 16일) 절대 안 된다. 그냥 자야 해.

 

 

 

2017/03/14 19:30

2017년 3월 14일 오후 7시 30분 가마봉 생고기(지난 1월 24일 들렀던)

생삼겹살 5인분. 나중에 1인분 추가했다. 6명(한 사람은 저녁을 먹고 와서 고기를 한 점도 손대지 않았다)이 6인분을 먹었다.

 

 

숯불이 들어오기 전이다.

 

 

구워진다. 고기를 잘 굽는 분이 한 분 계셨다.

 

 

 

 

손놀림이 빠르게......

 

나는 된장찌개에 공기밥을 먹으며......

 

 

 

노릇노릇 구워진 생삼겹살..... 그냥 둘 수가 없다. 상추와 깻잎에 싸서 포식한다.

 

 

 

이 고기를 다 먹고 난 후 옆의 분 잔치국수도 조금 얻어 먹었다. 돌아오는 길에 초코라테도 마시고......

 

 

 

 

2017/03/15 22:10

늦은 시간인데 라볶이를 만들어 먹는다. 몇 달 전 구입해 놓은 라면사리를 드디어 올린다. 라볶이 은박 접시를 재활용하고.

비교적 저렴한 소세지에 유통기한 임박한 어묵도 샀다. 고추장과 설탕까지 새로 구입했다. 단무지도 샀는데 단무지를 먹을 필요가 없었다. 유부초밥으로도 충분했다.

 

 

 

쥐가 자주 다니는 통로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쥐들을 정신적으로 고문하는 셈이다.

 

 

이 다양한 유부초밥. 유통기한 임박으로 30% 할인하는데 구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튀김새우 유부초밥, 생새우 유부초밥, 계란 유부초밥, 참치 유부초밥, 소고기 유부초밥..... 이런 유부초밥을 본 적이 없어서.....

 

 

 이 유부초밥 한 통으로도 충분했는데.... 라볶이를 먹지 않아도 되었지만.....

 

 

 

 

물이 줄어들면서 라볶이 비주얼이 나쁘지 않다. 대파와 양파도 있었으면 좋으련만......

 

 

 유부초밥 한 통이 더 있다. 나물 유부초밥, 오징어채 유부초밥이 위의 것과 좀 다르다.

 

 

이것만으로 끝이 아니었다. 삼각김밥 두 개 묶음이 1500원에서 980원으로 떨어지자마자 구입했고, 끝내 그것까지 먹었다.

 

 

 

2017/03/16 19:30

 

이 많은 양을 혼자 다 먹은 것은 아니지만..... 맛있는 것을 눈 앞에 두고 마다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2017/03/17 20:00

또 라볶이를 만들어 먹는 이유는 어묵 유통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소세지를 넣지 않았다.

 

 

 

햇반, 단무지와 함께 먹었다.

 

 

 

이러고도 일요일 풀코스를 잘 달리면 기적이지.

풀코스 마라톤 전에는 잘 먹어야 해. 그렇게 말하는 게 맞지만

지금 나는......

풀코스 마라톤 전에는 적게 먹어야 해.

음식과의 전쟁은 끝이 없구나. 우울하면 먹지 않게 되지만 늘 우울하게 살라고 나 자신을 괴롭힐 수는 없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