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지하실에 놓아두었던 군자란을 날이 풀리면서 꺼내 놓았다. 주황색 꽃을 활짝 피웠다. 곽재구의 '자두꽃 핀 시골길'을 읽다가 생각나는대로 적어 보았다. 길 가다 군자란 보고 발이 묶였네 눈매 사나운 가게 주인장 남의 꽃 어쩌려고 눈독을 들이나 따져 묻는다 혹시 지난번 꽃도 당신 소행인거요 당장 경찰이라도 부를 기세다 솔직히 갖고 싶었소 그러나 천하장사라고 한들 이 큰 화분을 어찌 들겠소 갖고 싶은 마음을 애써 다스리며 기억하려고 내내 보고 있었소 그리곤 입을 다물었네 빨리 가라는 눈총을 견디며 군자란 키우는 주인은 군자일까 마냥 궁금했지만 말없이 군자란만 보고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