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순간 358

군자란 꽃이 피다(2021/04/22~25)

겨우내 지하실에 놓아두었던 군자란을 날이 풀리면서 꺼내 놓았다. 주황색 꽃을 활짝 피웠다. 곽재구의 '자두꽃 핀 시골길'을 읽다가 생각나는대로 적어 보았다. 길 가다 군자란 보고 발이 묶였네 눈매 사나운 가게 주인장 남의 꽃 어쩌려고 눈독을 들이나 따져 묻는다 혹시 지난번 꽃도 당신 소행인거요 당장 경찰이라도 부를 기세다 솔직히 갖고 싶었소 그러나 천하장사라고 한들 이 큰 화분을 어찌 들겠소 갖고 싶은 마음을 애써 다스리며 기억하려고 내내 보고 있었소 그리곤 입을 다물었네 빨리 가라는 눈총을 견디며 군자란 키우는 주인은 군자일까 마냥 궁금했지만 말없이 군자란만 보고 있었네

눈내린 뒷동산에 올라(2021/02/04)

북한산에 올랐다. 집에서 고작 30여분을 이동했을 뿐이긴 하지만 그래도 산에 오르긴 올랐다. 눈덮인 산에...... 아이젠 없이 뉴발란스 트레일러닝 슈즈를 신고..... 아이젠은 없어도 스틱을 가져갔으면 움직이기가 한결 수월했겠지만 조심해서 천천히 움직였기에 미끄러지지는 않았다. 눈이 내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쌓인 눈이 마찰 효과를 높여주기도 했다. (겨울 산행을 해 본 지 오래 되어 아이젠을 어디에 두었는지도 모르겠다.)

쓰레기 투기에 분노하다(2020/12/07~)

집 앞에 쓰레기가 버려진다. 쓰레기는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려야 하는데 도대체 누가 이러는지 알 수가 없다. 한 두 번 정도 그러려니 했는데 쓰레기 투기는 계속된다. 주민센터에 가서 문의했으나 청소 담당이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다른 직원이 전해 주겠다고 하며 내 연락처를 받았으나 연락은 오지 않았다. 몇 일 후 주민센터에 다시 방문하여 청소 담당을 찾았더니 휴가 갔다는 말을 들었다. 청소 담당은 아니지만 내 민원을 듣던 직원이 잡아보면 다들 노인분들이라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냥 내가 잡아서 야단을 치는 게 나을 거라고 했다. 쓰레기 민원만 해도 하루에 수십 건이니 이해해 달라고 했다. 요즘은 겨울이라 쓰레기를 버려도 냄새가 많이 나지 않으니 그래도 낫지 않느냐고 했다. 목소리를 높이고 싶진 ..

PC방 폐업으로 얻은 라면(2020/12/17)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미아점은 소규모 매장이라 밤 12시까지도 영업을 한다고 했다. 저녁 9시면 문을 닫을까봐 서둘렀는데 그럴 필요는 없었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수유시장 입구 방아간 PC방에 들렀다. 이미 오후 9시가 넘어 거리두기 2.5단계 상황에서는 문을 닫았을테니 다녀갔다는 흔적을 사진으로나 남겨 놓자는 의도로 리빙인 매장 2층 PC방에 갔는데 사장님이 계셨다. 손님들은 모두 나가고 혼자 남아 유튜브 동영상을 보고 계셨다. 코로나19 때문에 올 한해 너무 힘들었는데 이제는 한계에 달해 장사를 접기로 했다고 했다. PC방을 열어두는 것만으로도 월 지출 경비가 5백만원 이상 나가는데 그럴바에야 가게를 정리하는 게 낫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이제 판매할 수도 없게 된 라면이나 가져가라며 박스에 싸주..

컷팅클럽 11번째 방문(2020/09/22)

서울 중부경찰서 건너편에 있는 컷팅클럽에 11번째 방문했다. (따지고 보면 12번째.... 첫번째는 위치 파악한다고 근처에 들른 김에 인사만 하고 돌아왔으니) 1. 2018년 5월 29일 2. 2018년 8월 6일 3. 2018년 10월 26일 4. 2019년 2월 12일 5. 2019년 4월 19일 6. 2019년 6월 24일 7. 2019년 9월 17일 8. 2020년 1월 14일 9. 2020년 3월 31일 10. 2020년 6월 27일 11. 2020년 9월 22일 10번을 깍고 나면 11번째는 무료 컷팅인데 이번이 무료 컷팅이었다. 2020년 6월부터는 내 머리를 깍아주던 미용사 분을 만날 수 없게 되었다. 지난 10년간 내 머리를 전담해 주신 분이 아프다고 했다. 6월 27일 컷팅클럽에 들어섰..

PC방 이용 한 달만에..... (2020/09/14)

2020년 8월 19일 PC방이 위험 시설로 분류되면서 집합 금지가 내려졌던 것이 9월 14일 00시부로 집합 제한으로 조치가 완화되었다. 미성년자가 아니면 입장할 수 있고, PC방 내에서 취식만 하지 않으면 계속 있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집 근처에 있는 3pop PC방은 오픈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문이 닫혀 있던 기간 동안 간판까지 모두 떼어낸 것을 보면 폐업 수순을 밟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문 닫기 직전 9시간이나 적립하여 총 17시간이 남아 있던 이용 시간은 전혀 쓸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아무 예고도 없이 폐업이라..... 이건 먹튀 아닌가? 나보다 더 많은 금액을 적립해 놓은 사람도 많을텐데..... 코로나19로 올 한 해 피해가 막심할 PC방 업주에게 적립한 돈을 돌려달라고 할 수는..

태풍 마이삭이 스쳐 지나갔지만(2020/09/03)

9호 태풍 마이삭이 수도권을 관통한 것은 아니지만 바람의 위력이 만만치 않았다. 곳곳에 강풍의 흔적을 남겼다. 내가 사는 동네는 가로수가 넘어지기까지 했다. (새벽 6시 30분 스마트폰으로 확인하고 놀람.... 근처에 살면서 직접 보지는 못하고 모바일로만 확인한 셈) 서울 강북구, 태풍 '마이삭'에 쓰러진 가로수 긴급 복구 이런 기사가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