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순간 358

셀프 이발(2021/08/05+08/13)

운동하고 돌아와 거울을 보니 옆머리가 너무 자라 뻗쳐 있었다. 전기이발기가 있으니 셀프 이발에 나섰다. 양쪽 머리 균형을 맞추어가며 조심스럽게 머리를 깍았다. 천을 두르지 않고 그냥 잘랐기 때문에 이발 후 목과 등에 달라붙은 머리카락 떼어내느라 애를 먹었다. 결국 지하실 들어가는 입구 수도를 이용하여 씻어내었다. (찬물로 머리를 감은 셈) 아버지 어머니 이발을 해드리다가 내 머리까지 깍게 되다니...... 뒷머리 깍는 게 가장 어려웠다. 거울 두 개로 비추어가며 깍는데 쉽지 않았다. 거울을 보고 깍을 경우 거리 감각이 반대로 되어 허공을 자르고 있을 때가 적지 않았다. (이것도 연습하면 고쳐지겠지만) 일주일 후 숱가위까지 샀고, 생일 전날에는 두툼하게 튀어오른 중앙부의 머리카락을 좀더 쳤다. (옆머리, ..

우이천 무료 생수(2021/07/31)

우이천 벌리교에서 생수를 나누어주는 행사가 8월말까지 있다고 은수님이 알려주었다. 새벽과 저녁에 생수 얻어먹는 즐거움으로 운동을 나간다고 했다. 자신의 고향 후배인 노원구청장이 좋은 행사를 기획했다며 꼭 이용해 보라고 했다. 2021년 7월의 마지막날. 우이천을 따라 달리다 물병 하나 얻어 마실 계획을 세웠다. 무료 생수 제공은 노원구에서만 하는 행사인줄 알았는데 도봉구에서도 하고 있었다. 한일병원 가까이 수유교 쪽에 생수가 담긴 냉장고가 있었다. 도봉구민을 위한 폭염탈출 냉장고 운영기간: 2021. 7. 26 ~ 8. 31 1인당 1병씩만 이용하세요. 라벨(비닐)은 제거하고 버려주세요. 이 냉장고는 우이 3교쪽에도 있었다. 집에서부터 기준으로 4.5킬로미터쯤 달리고 나면 벌리교에 닿는데 그곳에 냉장고가..

옥탑방 온도는 영상 41도(2021/07/26)

고통의 여름이다. 열대야 때문에 잠을 거의 자지 못한다. 눈이 따가워 글씨도 잘 보이지 않는다. 아시는 분이 더위를 피해 가라고 알려준 곳이 있었다. 옥탑방. 더울 때 옥탑방? 폭염 경보가 내렸을 때의 옥탑방, 그 온도가 얼마까지 치솟을지 궁금했다. 옥탑방의 내부 온도가 2021년 7월 15일 37도, 7월 22일 39도를 찍더니 7월 26일에는 41도까지 올랐다. 이 기온은 3년 전 옥탑방에서 가스 레인지로 라면을 끓였을 때 온도였던 40도를 상회하는 것이었다. 에어컨과 선풍기를 아무리 세게 틀어도 1시간 이후의 온도는 38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다. 더위에 너무 시달려 에어컨의 혜택을 받으며 1시간 남짓 쉬고 나오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코로나19의 통제 상황이 아니라면 날이 새도록 패스트푸드점..

유로2020 준결승 시청, 간식이 그리워(2021/07/08)

채 두 시간을 자지 못하고 일어나기 두 차례. 7월 7일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준결승전, 다음날 잉글랜드와 덴마크의 준결승전을 연달아 시청했다. 축구에 집중하기는 하는데 새벽에도 맵고 짜고 달달한 것을 먹고 싶어 견디기 힘들었다. 라면이나 비빔면, 짜장라면 같은 것은 먹고 싶지 않았다. 닭강정을 먹고 싶었다. 편의점에 가서 비슷한 음식이라도 사올까 했으나 결국 움직이지 못했다. 얼음 몇 개를 머그잔에 넣은 뒤 라테 커피를 부어 아이스라테 커피를 즐기는 것으로 만족했다. 다음날에는 햄을 구워 얼음 콜라를 곁들여 버티었다. 축구 두 경기를 새벽에 시청하면서 치킨 근처에는 가지 못한 것이다.

종로3가역 무정차 통과(2021/07/03)

동대문역을 지날 무렵 지하철 안내 방송이 나왔다. 종로3가역을 무정차 통과한다고 했다. 도심 집회 관계로 종로3가역에서 하차할 수 없으니 주변 역을 이용해 달라고 했다. 종로5가역이냐 종각역이냐 잠깐 고민하다가 종각역이 종로3가역에서 더 가깝긴 하지만 이동 거리가 늘어나면서 시간도 더 잡히고 추가 교통비 100원까지 생기니 조금 걷더라도 종로5가역에서 내리기로 했다. 비가 내리고 있어 우산을 쓰고 걸어야 했다. 비옷을 입은 시위대가 대형 깃발을 들고 행진해 오고 있었다. 여유있게 시간을 잡고 나온 나는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시위대의 모습을 촬영할 여유, 편의점에서 행사 상품을 고를 여유, 서울극장에서 매표원에게 시위 때문에 극장 오기가 쉽지 않았다는 말을 꺼낼 여유도 있었다.

습득한 스마트폰, 경찰에게(2021/05/31)

그동안 스마트폰을 주우면 연락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주인에게 직접 전해주곤 했는데 이번에는 경찰에게 전달했다. 장보고 오면서 기다릴 여유도 없었다. 스마트폰을 들고 있다가 두리번거리는 사람이 있으면 바로 건네주거나, 전화가 걸려오면 빨리 찾으러 오라고 말하곤 싶었는데 아무 연락이 없었다. 마냥 기다릴 수는 없어 경찰서나 파출소에 갖다 주고 갈까 하고 어디로 가야 하나 고민하다가 미아역 근처에 강북청소년경찰학교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려는데 잠겨 있었다. 입구에 긴급전화기가 있어 경찰과 통화할 수 있었다. 순찰차를 보내주겠다고 했다. 순찰차가 오는 동안 스마트폰 주인에게서 연락이 올 줄 알았는데 감감무소식이었다. 순찰차가 왔다. 경찰 한 사람만 보였다. 서류철을 갖고 내렸다. 습득한..

영화표 분실(2021/05/04~)

2021년 5월 4일 오후 서울극장에서 을 보았다. 8관에서 본 것은 틀림없는데 정확한 상영 시각과 이용한 좌석을 알 수 없게 되었다. 영화 티켓을 잃어버렸을 뿐만 아니라 영화 감상 직전 이용한 극장 시각 좌석을 기록하는 습관을 어느 순간부터 놓아버렸기 때문이었다. 영화를 보면서 열심히 메모하는 일도 뜸해졌다. 14시 26분경 국민카드로 표를 끊은 기록만 확인할 수 있어 대략 3시 전후 영화가 아니었을까 싶다. 티켓을 구입한 후 책갈피처럼 책 사이에 끼웠을 게 틀림없는데 찾을 수 없었다. 내가 5월 4일 갖고 나갔던 책은 였다. 그 책 사이에 티켓을 끼워둔 채로 5월 6일 도서관에 반납했을까? 몇일 후 강북청소년문화도서관 서가에 꽂혀 있는 책을 살펴보았지만 티켓은 보이지 않았다. 도서 상태를 살피던 사서..

식물성 소염제가 필요한 지경(2021/05/05)

가래를 뱉었더니 피가 나왔다. 코는 빨갛게 부었다. 코를 풀거나 세수할 때 닿으면 몹시 아팠다. 그동안 코가 붓더라도 조금 지나면 바로 나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쉽게 낫지 않았다. 몇 년 전 구입해 놓았던 헤파신 캡슐 네 알을 찾아 두 차례에 나누어 먹었지만 붓기는 가라앉지 않았다. 추가 구입이 필요했다. 늘 약을 구입하던 광산사거리쪽 약국을 찾았는데 문을 닫은 상태였다. 어린이날이라 휴업한 것이 아니라 폐업한 상태였다. 우이천, 중랑천을 거쳐 13킬로미터를 달린 후 창동종로프라자약국에서 샀다. '화농증, 다래기 각종 염증'이라고 적힌 분홍색 글씨 아래 헤파신 캡슐이라고 적힌 빈 상자를 꺼내어 놓으며 약사에게 이런 것이나 비슷한 것이라도 있으냐고 묻기가 무섭게 배노신 캡슐을 받았다. 효과빠른 식물성 소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