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역을 지날 무렵 지하철 안내 방송이 나왔다. 종로3가역을 무정차 통과한다고 했다. 도심 집회 관계로 종로3가역에서 하차할 수 없으니 주변 역을 이용해 달라고 했다. 종로5가역이냐 종각역이냐 잠깐 고민하다가 종각역이 종로3가역에서 더 가깝긴 하지만 이동 거리가 늘어나면서 시간도 더 잡히고 추가 교통비 100원까지 생기니 조금 걷더라도 종로5가역에서 내리기로 했다. 비가 내리고 있어 우산을 쓰고 걸어야 했다. 비옷을 입은 시위대가 대형 깃발을 들고 행진해 오고 있었다. 여유있게 시간을 잡고 나온 나는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시위대의 모습을 촬영할 여유, 편의점에서 행사 상품을 고를 여유, 서울극장에서 매표원에게 시위 때문에 극장 오기가 쉽지 않았다는 말을 꺼낼 여유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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