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스마트폰을 주우면 연락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주인에게 직접 전해주곤 했는데 이번에는 경찰에게 전달했다.
장보고 오면서 기다릴 여유도 없었다. 스마트폰을 들고 있다가 두리번거리는 사람이 있으면 바로 건네주거나, 전화가 걸려오면 빨리 찾으러 오라고 말하곤 싶었는데 아무 연락이 없었다. 마냥 기다릴 수는 없어 경찰서나 파출소에 갖다 주고 갈까 하고 어디로 가야 하나 고민하다가 미아역 근처에 강북청소년경찰학교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려는데 잠겨 있었다. 입구에 긴급전화기가 있어 경찰과 통화할 수 있었다. 순찰차를 보내주겠다고 했다. 순찰차가 오는 동안 스마트폰 주인에게서 연락이 올 줄 알았는데 감감무소식이었다.
순찰차가 왔다. 경찰 한 사람만 보였다. 서류철을 갖고 내렸다. 습득한 사람 신상 명세를 기록하는 파일이었다. 내 신상을 기록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보상을 받을 수 없는데 괜찮겠느냐고 경찰이 물었다. 보상받으려고 한 것이 아니니 그냥 주인을 찾아만 달라고 했다.
경찰이 잘 찾아주었을까 궁금하기도 했는데 내 신상을 기록하지 않은 이상 그건 알 길이 없었다.
'잊을 수 없는 순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줄을 한 고양이(2020/05/25+06/04) (0) | 2021.07.15 |
---|---|
종로3가역 무정차 통과(2021/07/03) (0) | 2021.07.09 |
영화표 분실(2021/05/04~) (0) | 2021.05.26 |
식물성 소염제가 필요한 지경(2021/05/05) (0) | 2021.05.25 |
군자란 꽃이 피다(2021/04/22~25) (0) | 2021.05.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