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미아점은 소규모 매장이라 밤 12시까지도 영업을 한다고 했다.
저녁 9시면 문을 닫을까봐 서둘렀는데 그럴 필요는 없었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수유시장 입구 방아간 PC방에 들렀다. 이미 오후 9시가 넘어 거리두기 2.5단계 상황에서는 문을 닫았을테니 다녀갔다는 흔적을 사진으로나 남겨 놓자는 의도로 리빙인 매장 2층 PC방에 갔는데 사장님이 계셨다.
손님들은 모두 나가고 혼자 남아 유튜브 동영상을 보고 계셨다.
코로나19 때문에 올 한해 너무 힘들었는데 이제는 한계에 달해 장사를 접기로 했다고 했다.
PC방을 열어두는 것만으로도 월 지출 경비가 5백만원 이상 나가는데 그럴바에야 가게를 정리하는 게 낫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이제 판매할 수도 없게 된 라면이나 가져가라며 박스에 싸주셨다. 손사래를 치다 받은 라면을 들고 오면서 몹시 우울해졌다. 요즘은 자주 들르지 않지만 수년 전까지만 해도 아지트 같은 공간이었는데..... 사람을 모으지 않으면 안되는 곳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 상황 때문에 견딜 수 없을 정도로 힘들다는 사실.
올 한 해 여기도 안녕, 저기도 안녕.....
장보고 지나가다가 2021년 1월 1일 들렀다. 안타까운 느낌마저 드는 공간을 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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