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둘레길 텃밭 주인으로부터 카톡 문자가 들어왔다.
오늘 텃밭에 들러보려구요. 비가 너무 많이 오더니 좀 잦아들어서.... 10시까지는 있을 거구요. 시간 되심 운동삼아 들리시고 안 되심 다음에~ (오전 7시 57분)
비가 많이 와요. 다음에 오세요. (오전 8시 10분)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오다가 말았다는 뜻은 아니었다. 궂은 날씨에도 나와 계신다면......
가볍게 몸을 풀고 텃밭까지 달렸다. 3킬로미터 정도는 되는데 거의 오르막이라 천천히 달려도 운동은 되었다. 풀코스를 달린 후 이틀이 지났으니 가벼운 운동도 필요한 김에 잘 되었다. 우산으로 비를 피하며 달렸다.
주인은 비를 피하고 있었는데 평상 덮개가 비를 완전히 막아주지는 못해서 긴급 피신처 정도로만 느껴졌다. 비는 서서히 잦아들고 있었다. 텃밭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두 달만에 보는 텃밭은 밀림이나 다름없었다. 온갖 작물이 밭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방울토마토, 가지, 옥수수, 부추, 고추, 상추, 아욱, 생채, 깻잎에 카모마일까지...... 상추 정도만 예상하고 있던 나로서는 매우 놀랐다. 7월에는 와 본 일이 없어서 참으로 새로운 풍경이었다.
주인은 비닐 봉지를 갖고 와 내게 이것저것 담아주었다. 쌈나눔을 할 수 있는 최대치로 해 주었다. 이렇게 다 주면 어떡하느냐고 물어도 일주일만에 이 정도는 다시 수확할 수 있고, 내 버려두는 바람에 버린 것도 많으니 부담을 갖지 말라고 했다. 나중에 내 야채 꾸러미를 본 가족들은 어디서 장을 보고 왔느냐고 묻기까지 했다. 선물받은 채소 덕분에 매우 바빠졌다. 즐거운 요리를 하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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