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가 쏟아진 다음날 우이천으로 갔다.
덕성여대 부근부터 쭉 내려갔다.
화마(火魔)보다 수마(水魔)가 훨씬 무섭다는 사실을 절감하며 달렸다.
아마 달리면서 이번처럼 자주 달리기가 끊어진 일은 없었을 것이다. 수시로 스마트폰을 꺼내어 촬영해야 했으니까.
산책로에 모래사장이 생기고, 바리케이드가 뽑혀 나가 휘어지고, 우이천을 덮을 정도로 자랐던 수생 식물은 죄다 뜯겨져 여기저기 걸렸다.
온갖 쓰레기까지 걸릴만한 곳이 있으면 걸려 있었다.
보행자를 다치게 할 만한 나뭇가지는 뽑아서 물가로 버렸다.
그렇게 폭우가 쏟아지고 우이천이 범람해도 끄덕없었던 도로의 포장재까지 뜯겨져 나간 것을 보니 지금까지 없었던 수해임에 틀림없었다.
범람하고 난 뒤 이틀이나 지나서야 내려갈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하루도 지나지 않아 내려갈 수 있었던 것은 우이천의 변화된 모습이긴 했다.
그동안 하폭을 넓히는 노고가 보상을 받은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백운대 주변에 구름이 걸려 있다. 우이동솔밭에서....
우이천으로 내려선다.
맨홀 뚜껑이 열린 것인가, 열어 놓은 것인가.
우이천 하상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하게 자라던 수생 식물이 다 누워 버렸다.
범람한 흔적이 있군.... 그다지 심하지는 않은.....
뒤돌아 보니 먹구름이 쫓아오는 듯.....
모래가 깔렸다는 것은.... 흙이 엄청나게 쓸려 내려왔다는 뜻.
나뭇가지가 바리케이드에 걸려 있었다.
바리케이드가 위장한 것처럼 나뭇가지로 뒤엉켰다.
보행자를 다치게 할 수 있는 나뭇가지를 뽑았다.
잡초는 말할 것도 없고 통나무까지 걸려 있었다.
기괴한 풍경의 우이천 산책로이다.
이런, 여기는 바리케이드 쇠파이프가 뽑혀 버렸다.
쇠기둥을 뽑을 정도의 물살이라면 어느 정도였을까?
산책로를 덮은 잡초
여기 쌓인 모래의 양은 보통이 아니다.
백사장을 걷는 느낌이었다.
지면을 높여 버린 모래....
잡초를 휘감고 뽑혀서는 징검다리쪽에 걸려 있는 바리케이드 쇠가로대.....
이 잡초를 언제 다 치운단 말인가? 오후에 다시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는데.....
잡초를 휘감은 바리케이드의 모습이 기괴한데 어찌 보면 규칙성이 느껴진다.
떠내려온 잡초가 땅인 듯 오리들은 밟고 다닌다.
쓰레기가 여기 저기 걸려 있다.
이런 것은 어디서부터 온 것일까?
강북구청장배 마라톤 집결지가 가까워진다.
바리케이드가 다 넘어갔다.
바리케이드가 뽑혀 버렸다.
마라톤 대회 출발 장소.... 7월 1일 비가 많이 내렸어도 이 정도는 아니었지.
제법 높은 위치에 있는 다리를 보고 아연실색했다.
물이 이 다리를 넘을 정도였으면 간밤에 얼마나 무시무시했는지 상상할 수 있었다. 새벽에 나왔어야 했는데.....
다리를 건너며.....
저건 어디서 떠내려온 것일까?
자전거가 잡초에 갇혔구나.
여기도 모래가 쌓였고.... 그래도 아래쪽으로 내려갈수록 상황은 나아진 것이 아닐까?
퇴적물이 집중해서 쌓였구나.
운동기구를 이용하기는 어렵겠다.
포장도로가 떨어져 나온 것인가?
포장이 다 들려 버렸네....
비가 많이 내려도 이런 경우는 없었는데.....
물고기가 죽어 있다.
허물을 벗듯이 떨어져 나온 포장재
심하다.
간판이 떨어진 것은 당연하고....
내 인터벌 훈련의 기준이 되는 지점. 앞으로 이쪽이 뜯어져 나가더라도 기억해 두어야 했다.
이 800이라는 숫자가 어디쯤 있는지 주변을 돌아보며 파악해야 했다.
115동 아래쪽이다.....
우이천 범람을 확인하던 그 다리.... 한일병원에서 3킬로미터 떨어진 곳.
어이없어 하는 어르신의 모습
해오라기는 꼼짝도 않고 그 자리에.....
비구름을 조심해야 해. 비는 별로 내리지 않고 있었지만 대비는 해야 했다. 우산을 들고 달리고 있었다.
아래 사진은 2018년 8월 30일 오후 우이천의 모습....
2018년 8월 28일 오후의 상황. (우이천 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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