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에서 선물을 받았다.
벙거지나 장갑이나 모두 마음에 들었다.
서울 오기 전에 장갑을 짐에 넣으려다 보니 포장용 플라스틱 곽이 부피를 많이 차지하였다.
알맹이만 챙겼다.
성급했다. 선물을 받은 기쁨에 장갑의 크기를 따져 보지 않고 살짝 끼어 보고 작지 않네라고 생각하고 포장을 버린 게 문제였다.
집에 와서 다시 끼어 보니 착용하고 다니기 불가능해 보였다. XL는 내게 너무 컸다. K2 장갑은 콜롬비아나 블랙야크보다 크게 나오기까지 하니.
K2 매장에 가서 교환이 가능하냐고 물어보니 곽이 없으면 안된다고 하였다.
너무 완강하게 안된다고 하니 곽은 가져 가고 알맹이만 바꾸어주는 융통성을 발휘하면 되지 않느냐는 물음조차 던지지 못했다.
결국 선물은 집에 보관하고 기념품으로만 간직하기로 했다.
커피방아간 PC에 들러 장갑을 못 끼게 된 사연을 이야기했다.
다음날 전화를 받았다.
롯데백화점 미아점 K2 매장에 전화를 해서 L사이즈 장갑으로 교환할 수 있게 손을 써 놓았다고 하는 어머님의 전화.
동대문도서관 가는 길에 롯데백화점 미아점에 들렀다.
장갑 때문에 전화드리고 왔거든요.
여직원은 기다렸다는 듯이 매장에서 사라졌다.
잠시 후 윈드스토퍼 장갑을 갖고 돌아왔다.
원래 교환은 불가능한 거예요. 특별히 해 드리는 거예요.
네. 저도 알고 있어요.
L 사이즈 장갑을 끼어 보았다. 순간 나는 알았다. 이 장갑은 내가 아끼는 아이템이 되리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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